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슬픈 구도(構圖)/신석정

석보 2009. 10. 28. 08:05

슬픈 구도(構圖)

                                   -신석정-

 

나와

하늘과

하늘 아래 푸른 산 뿐이로다

 

꽃 한 송이 피어낼 지구도 없고

새 한 마리 울어줄 지구도 없고

노루 새끼 한 마리 뛰어다닐 지구도 없다

 

밤과

무수한 별뿐이로다

 

밀리고 흐르는 게 밤뿐이요

흘러도 흘러도 검은 밤뿐이로다

내 마음 둘 곳은 어느 밤하늘 별이드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