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도종환

석보 2008. 6. 14. 00:28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도종환

 

말없이 마음이 통하고

그래서 말없이

서로의 일을 챙겨주고

그래서 늘 고맙게 생각하고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방풍림처럼 바람을 막아주지만

바람을 막아주고는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있는 나무처럼

그렇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이 맑아서 산그림자를 깊게 안고 있고

산이 높아서 물을 늘 깊고 푸르게 만들어 주듯이

그렇게 함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산과 물이 억지로 섞여 있으려 않고

산은 산대로 있고 물은 물대로 거기 있지만

그래서 서로 아름다운 풍경이 되듯

그렇게 있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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