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문학 > 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에게 가는 길/"순수 문학사" 에서 (0) | 2008.06.01 |
---|---|
호수/이형기 (0) | 2008.05.28 |
보고 싶다는 말은/이해인 (0) | 2008.05.24 |
아내에게 남긴 마지막 말/천지앤 (0) | 2008.05.19 |
고독 /용혜원 (0) | 2008.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