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서정주

석보 2009. 9. 29. 22:31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서정주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


“저 달빛에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 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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