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바이런의 시

석보 2008. 3. 25. 23:54

나는 세상을 사랑하지 않았다

또한 세상도 나를

나는 그 역겨움 밑에서 아부함이 없었고

그 무상 앞에서 나의 참을성 있는 무릎을 꿇은 일이 없고

마음에 없는 웃음을 뺨 위에 지워본 일도 없었고

허황된 메아리를 숭배하여 소리높여 외쳐본 일도 없었다

내 간혹 속된 무리 속에 끼어 있어도

그들은 나를 그들 중의 하나처럼 대할 수는 없었다

나는 그들 가운데 속해 있어도 그들의 하나는 아니었다

그들은 가늠 할 수도 없는 '상념의 도포'를 걸치고 있었기에

지금도 나는 의연히 홀로 서 있을 수 있다

만일 내 마음이 굴복하여 더럽히지 않았다면...

 

나는 세상을 사랑하지 않았다

또한 세상도 나를

우리 서로 선한 적으로 헤어지자

세상은 나를 배신 했어도 나는 믿으리라

진실이 담긴 말과, 속임수를 모르는 희망과, 자비로운 미덕과

사람을 시험들게 하는 함정을 팔 줄 모르는 미덕이 있으리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나는 또한 믿는다

남의 슬픔에 진정으로 같이 울어주는 자 있고

두사람 아니, 한 사람쯤은 그 겉과 속이 같은 이가 있고

선이란 이름 뿐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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