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나니
그대 생각을 했건만은
매운 해풍(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虛無)의
불
물 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떡이며 끄떡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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