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봄 편지/이해인

석보 2008. 3. 9. 09:21

봄 편지  詩/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섶에서

잔 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힌 강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트리며

나에게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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