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겨울 바다/김남조

석보 2009. 11. 17. 19:21

겨울 바다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나니

 

그대 생각을 했건만은

매운 해풍(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虛無)의

물 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떡이며 끄떡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