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함께 서되 너무 가까이 서지는 말라/칼릴 지브란

석보 2009. 11. 11. 07:13


함께 서되 너무 가까이 서지는 말라

                                                -칼릴 지브란-


너희는 함께 태어났으니 영원히 함께 있으리라.
죽음의 하얀 날개가 그대들의 나날을 흩어버릴 때에도
그대들은 함께 있으라.
아,그대들은 함께 하라,신의 말없는 기억 속에서도.
그러나 그대들이 함께 있더라도 거리를 두라,
하늘나라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되 사랑의 속박은 만들지 말라,
차라리 그대들 영혼의 물가에서 출렁이는 바다가 되게 하라.
서로 잔을 채워 주되,어느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 빵을 주되,어느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기뻐하라,
그러나 그대들은 각자 고독에 잠기도록 하라,
루트의 현들이 같은 가락을 울릴지라도 혼자 있는 것처럼.
그대들의 마음을 주되 서로 간직하지는 말라
인생의 손길만이 그대들의 마음을 간직할 수 있으므로.
함께 서 있되,너무 가까이 서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떨어져서 서 있으므로,
참나무와 사이프러스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