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평론,작가의 변,인사말
첫 개인전을 축하하며...
처음을 잘 시작해야 끝까지 탄탄한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처음은 설레임의 연속이다.
첫 개인전을 갖는 수채화가 박근준은 어린 시절에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던 기억들을
지울 수 없어 항상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동경하면서 긴 세월을 보냈다.
그가 화가의 꿈을 이룩하기 위해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붓을 들고
어렵고 힘든 화가의 길로 첫발을 딛게 된다.
박근준은 포장하지 않은 겸손함과 때묻지 않은 구수한 인간 냄새를 풍기는
좋은 화가라는 점이 우리들의 마음의 문을 열게한다.
박근준의 작화 방법은 가식없는 자연 그대로의 투박함과 순수성이 회화적인 화면 구성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그는 남이 하는 작화 방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화면 위에 박근준만의 회화적인 하모니를 잘 구사하는 특이한
기법으로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가 2002년부터 한국수채화협회가 주최하는 한국수채화 공모대전에 출품하면서
조심스럽게 수채화단에로의 행보가 시작된다.
긴 세월 그토록 동경했던 화가의 꿈이 실현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여러차례 공모대전에서 수상하고 어렵고 힘든 관문을 통과하는 행운은 그의 노력의 대가인 것이다.
이제 박근준은 한국수채화협회 회원으로 인정을 받고 또한, 그의 근면성을 인정받아
본협회 이사로 발탁되어 자기 직책을 잘 수행하는 중견 간부로서 선배와 후배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는 훌륭한 심성을 지닌 좋은 회원임을 나는 강조하고 싶다.
박근준은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독학으로 어려운 관문을 통과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갖는 것이다.
속도감과 무게감이 잘 조화를 이루는 박근준만의 예술세계를 그의 첫 개인전에서 감상해 보자!
이번 첫 개인전이 많은 작품 애호가들과 화우들의 큰 관심과 애정이 함께하는 장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순수성과 구수함이 풍부한 화가 박근준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축하 합니다.
2009년 9월 사단법인 한국수채화협회 이사장 전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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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경과 열정이 깊게 스며든 또 다른 水溶性의 세계”
■水彩畵에서는 표현기법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무엇을 그릴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해당되기 때문인데, 작가 자신만의 표현적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기법의 연구는 수채화의 표현영역을 확장하는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과 안료, 지지체(종이 등)의 삼박자가 어울려서 만들어 낼 수 있는 표현의 영역은 아직도 개척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여기에 새로운 미디움(Medium)의 혼합사용, 그리는 행위를 붓에만 의존하지 않는 창의적 표현방식의 연구와 개발은 작가 자신만의 Individuality(독자적인 개성)를 정착 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채화의 맑고 투명함이나 번짐에 의한 유기적인 물맛, 즉흥성과 직관성, Timing 차이에 의한 표현결과의 다양성 등등이 다른 繪具에 비해 수채화만이 갖고 있는 繪畵的 特性임은 부인할 수 없으나 자칫 이런 개념들이 고정관념화 되어 수채의 또 다른 회화적 특성에 대한 확장 가능성을 억제할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하고 있음도 인지하여야 한다.
박근준의 수채화에는 일반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있는 분명한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 서민적인 일상을 소재로 밀도 있고 깊은 맛을 풍기는 자신만의 회화, 그만의 사투리가 존재한다. 그는 외부적 충격이나 유행, 일반적인 서양화 방식(전통적 사실주의)의 원근법이나 명암법에는 관심이 없다.
그의 화면에는 그가 그리고자 하는 그만의 방식에 의한 삶의 여정이 녹아있을 뿐이다. 피사체로서의 자연과 같은 대상들이 그의 정신 속에 내제되어 있는 나름대로의 체험과 조형적 영감을 통해 여과됨으로써 또 다른 박근준 식의 시각적 언어로 재창출 되고 있는 것이다.
막연했던 화가의 꿈을 버리지 않았기에 고단한 삶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주변에서 접할 수 있었던 도구들로 세밀한 초상화, 박공예, 송판에 인두로 그린 그림 등을 벗 삼아 지냈던 시간들이 그의 수채작업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 진다.
예술작품은 정신과 육체의 노동으로 이루어지는 삶의 투영이라 하지 않았는가.
여백의 화지에 12세기 고려청자, 조선시대 분청사기의 문양표현 등에 사용했던 상감기법(象嵌技法)과 이중섭 화백의 은지화 초기작업과 같은 프레스(Press)에 의한 다양한 스크레치(scratch) 후 채색한 작업들은 그의 수채화에서 새로움으로 전환되어 보여 지고 있다.
그의 화면은 작업방식에 의한 외형적 결과로 거칠고 투박하며 밀도 있는 직선과 곡선의 갖가지 선묘 및 점묘들로 채워져 Vincent Van Gogh의 작품의 분위기를 연상케 하기도 하며, 리듬감과 동세(Movement)의 음율을 감지 할 수 있게 하는 특징도 보여 진다.
채색이 마른 후 Send Paper를 접어서 긁어내거나 문지르고 닦아내는 여러 과정, 그리고 그 이후에 채색하는 방식 등은 화지의 엠보싱(embossing)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하며 화지에 깊게 침투한 안료가 다양한 궤적을 만들어내면서 박근준 만의 또 다른 수채화 영역을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국제수채화전에서 보여 지듯이 21C에 들어오면서 한국의 수채화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위상을 인정받고 있는 자랑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작품의 내용과 형식에 있어 다양성이 부족한 점 등은 한국의 수채화가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Chaos적인 미술계의 현실 속에서 더욱 가치를 발하는 것은 변치 않는 미술가의 본령인 자신만의 언어개발이다.
피교육자의 개성이 무시된 전수교육의 흔적들... Sign만 다른 수많은 작품(?)들의 홍수 속에서... 묵묵하고 진솔하게 자신만의 조형미를 추구해나가는 한국 사람의 향기가 나는 그림을 그리는 박근준 같은 작가들이 우리 한국의 수채화단에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아무쪼록 이번 박근준님의 개인전이 건강과 함께 사색의 깊이를 더하고 자기완성으로 가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원하며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해본다.
2009년 8월 全 聖 基
(풍경수채화의 세계 著者. 제 9대 한국수채화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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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멀리도 돌아서 왔다. 멀고 먼 길을 돌아서 결국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내 그림 속을 메운 물감 자국들은 슬픔을 간직한 채 태어난 한 인간이 평생
아픈 가슴으로 쓴 눈물의 흔적이다. 나는 나의 그림들이 쓸쓸하고 외로운 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져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들과 흐느낌을 같이하고 싶다.
화가는 몇 점, 아니 한 두 점의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평생 혼을 불사른다.
화가에게 무슨 말이 필요한가! 그림이 영혼의 소리인 것을.
아! 내가 그리는 모든 그림들에 그대의 가슴이 고동치기를... 2009년 9월 박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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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늘 저를 아껴주시고 제가 평소에 존경하는 분들을 모시고 오늘 이렇게 뜻깊은 자리를 가지게 되어서 대단히 기쁘고 행복합니다. 영광스럽습니다.
제 욕심 같아서는 한 백여점 이상 작품을 걸어 놓고 저의 그림세계와 인생역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세상살이가 마음과 뜻대로는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고 즐겁게 감상해 주십시요.
오늘 이자리가 저에게 조금이라도 영광된 자리라면 저는 그 영광을 삼십년 가까이 저만을 바라보며 모든 것을 희생해 온 한 여인에게 바치겠습니다. 바로 제 아내입니다.
그리고 올봄에 저는 건강을 크게 해쳤습니다.절망과 실의에 빠져있을 때 진심으로 위로해 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셔서 오늘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끔 해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다시 한 번, 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각별한 애정으로 격려해 주시고 지켜봐 주신다면 저도 힘을 내서 항상 최선을 다한 그림으로 여러분 앞에 이렇게 서 있겠습니다.
많이들 바쁘실텐데 소중한 시간 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