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떠날 수 있는 삶/성전 스님
바람처럼 떠날 수 있는 삶
-성전 스님-
늘 태어났다고 생각하며 살아라
오늘 죽는다고 생각하며 살아라
오늘 하루 가 내 생의 전부라면
오늘 하루는 얼마나 아쉬운 날이 될까요
가끔씩 생각해 봅니다
오늘 하루가 내 생의 전부라면
나는 어떤 마음일까 하고 말이죠
솔직히 말해서 슬플 것만 같습니다
이 것은 곧 이별의 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이 모든 것들과 만날 수 없다는 단정적 이별
그 이별의 명확성이 눈물로 다가섭니다
아마도 집착의 결과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려서부터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눈물이 나지 않을 만큼만 머물다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다짐들이 몇 번이나 깨어졌습니다
더러 더러 눈물을 머금으며 살기도 했고
눈물을 흘리며 살기도 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따뜻하게 느끼면 느낄수록
눈물은 자꾸 찾아오곤 했습니다
그 것은 세상 모든 것이 안개와 같고
활과도 같은 것이라는 것을 잊은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냥 바람처럼 어느 자리에서도 떠날 수 있는
삶을 아직은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것은 그냥 열심히 산다고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의 본래 모습을 깨달아야
비로소 바람과도 같은 삶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집착하지 않고 열심히 바라볼 때
그때 비로소 오늘 하루가
영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될 것입니다
아쉬움 없이 보내는 생의 그 날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