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용혜원
석보
2008. 10. 4. 06:56
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
-용혜원-
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
모든 잎사귀 들이 물드는 이 계절에
우리도 사랑이라는 물감에
물 들어 보자
곧 겨울이 올텐데
우리 따뜻한 사랑을 하자
모두들 떠나고 싶다고
외치는 것은
고독하다는 증거이다
이 가을에
고독을 깨뜨리기보다
고독을 누리고 고독을 즐기고 싶다
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
모든 들판에 익어가는 곡식들과
열매들도 거둘 때가 되었다
살아오는 동안 표현하지
못햇던 마음을
이 순간 만큼은 마음껏 나타내보자
모든 것들이 떠나가고
모든 것들이 잊혀지는데
우리 가을이 머무는 동안에
언제나 가슴 속에 간직해도 좋을
멋진 사랑을 하자 이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