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보 2008. 4. 12. 09:21

그 림 자

             詩-용혜원

그림자는 또 하나의 나

신의 가죽옷을 못입은 죄의 껍질

인간의 발꿈치를 물어

죽음을 부른다

나의 그림자는 일생을 유혹으로

서성거릴 뿐 뜨거운 포옹조차 거부한다

온 종일 발목을 미행하다

밤이면 내 살을 간음해 늙게한다

내 운명이 최후의 시간을 알릴때

가장 다정하게

내 볼을 맞대고 눕는다

나의 그림자는

나로 태어나

어둠을 살다

어둠으로 사라지는

내게는 가장 긴 침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