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내 사랑하는 날들아/용혜원

석보 2008. 3. 21. 00:20

내 사랑하는 날들아  詩/용혜원

 

내 사랑하는 날들아

내 가슴에 남아

떠나가지 마라

 

잊혀지지도 벗겨지지도

씻겨 내려가지도 마라

너를 내 가슴에 새겨두고

녹슬지 않도록 닦고 닦아

찬란한 빛을 내고 싶다

 

우리 사랑의 깊이만큼

내 몸 깊숙한 속살까지

내 몸 골격 뼈까지

아파도 좋다

 

간이 저리도록 그리운 것이 있어야

사랑하는 맛이 난다

발이 부르트도록 기다림이 있어야

살아가는 맛이 난다

되새겨 보아도 좋을 것이 있어야

여운이 있다

 

나는 그대 사랑으로만 살아가고 싶다

내 사랑을 남기고 싶다

내 피를 물감처럼 풀어

내 사랑을 그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