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어느 날의 커피/이해인
석보
2008. 2. 5. 01:12
어느 날의 커피 /이해인
어느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커피
아! 삶이란 때로 이렇게 외롭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