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 읽고 싶은 시와 글

꽃잎 인연 /도종환

석보 2008. 2. 4. 11:27

       꽃잎 인연 /도종환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 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 만큼 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 만큼 이었을까

가지끝에 모여와주는 오늘 저 수천개 꽃잎도

때가되면 비오고 바람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니

살아있는 동안은 바람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